위스키의 역사, 법적 분류뿐만 아니라 테루아, 재료, 생산과정에 이르는 체계적인 내용과 증류소 탐방 및 위스키 이슈 & 트렌드 같은 흥미 있는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.
책 뒷면 홍보 문구 중에 ‘싱글 몰트 입문자와 위스키 애호가라면 한 권쯤 소장해야 할 위스키의 교과서’라는 말이 있습니다. 입문자보다는 애호가 분들이 고개를 더 끄덕이실 것이라 생각합니다. 그 이유는 위스키를 알기 위한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. 그런 의미에서 바이블이라는 제목은 잘 어울립니다.
처음 입문시에는 위스키의 역사와 분류, 그리고 개략적인 생산과정(특히 숙성)부분이 흥미를 끕니다. 위스키를 즐기는 데에 있어 숙성 캐스크나 그 위스키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가 많이 소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.
그러나 관심이 조금 더 깊어지면 위스키 생산과정부터 산업을 이루는 요소 하나 하나에 대한 흥미로 이어집니다. 재료로 쓰이는 보리의 종류부터, 수원(水原), 생산 설비의 재질, 발효 및 증류에 대한 과학적 지식, 위스키 향미, 및 위스키 산업에 대한고찰 등등. 스스로 무엇을 알고, 무엇을 모르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. 부족한 부분이나 더 알고 싶은 부분은 해당 분야의 다른책이나 관련 내용을 더 공부하여 보완할 수 있습니다.
책이 처음 나온 2013년에 다루어지던 내용임을 감안하면 그 이후 새롭게 발전된 내용을 또 알아가는 재미도 있을 것 입니다.
이 책을 곁에 두고 여러 번 읽다 보면 ‘아는 만큼 보인다’라는 말이 절로 떠오릅니다. 책의 내용은 변함이 없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변해가는 저의 시선이 책을 달리 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. 술에 관심이 조금 더 생겨 듣게 된 양조 증류 아카데미 과정에서 저자이신 유성운님을 직접 뵙기도 했었는데, 과정 수료 이후에는 또 다른 시선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.
‘아는 만큼 보인다’라는 말은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1권과 2권에서 소개한 글에서 유래가되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것이라고합니다. 인용한 원글은 ‘알게 되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, 사랑하게 되면 참되게 보게 되고,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나니 그때 수장하는 것은 한갓 쌓아두는 것이 아니다.’ 입니다. 그림에는 그것을 아는 자, 사랑하는 자, 보는 자, 모으는 자가 있다고 합니다. 위스키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. 잘 알고 즐긴다면 더 좋은 위스키 생활이 될 것입니다. 모은 것은 잘 마시고, 나아가 술을 잘 만들기까지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.
2020년 남양주시에 한국 최초의 싱글 몰트 위스키 증류소가 생겼습니다. 이제 한국도 본격적인 싱글 몰트 위스키 생산국으로서의 첫발을 내딛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. 책에서 저자는 ‘싱글 몰트는 이제 하나의 문화다’라고 8년전부터 이야기하였습니다. 실로 싱글 몰트는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생각합니다. 싱글 몰트 위스키, 나아가 위스키를 알아가는 개괄서로서 추천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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